들꽃 천국 소백산을 가다 by 작은나무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소백산에 다녀왔다. 소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열여덟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태백산맥, 소백산맥할 때 많이 들어봤지만, 국립공원 가운데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편은 아닌 모양이다.(왠지 그런 느낌이...-_-) 그래서인지 소백산 철쭉제 외에는 알려진 게 별로 없는 듯 한 곳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는 산이 소백산이라고 한다. 특히 소백산은 겨울산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2006년 백두대간 조사로 소백산을 찾았었고, 소백산 자락 광산조사 등 외에 제대로 소백산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2006년에 함께 조사했었는데... 흑.. 갑자기 기억이 새록새록. 내 국그릇에 메기매운탕, 메기 한덩어리를 얹어주던 아저씨의 배려..(흑, 사실 난 매운탕을 별로 안 좋아한다.) 여전히 좋은 아저씨...

어쨌거나 처음 만난 곳이라 다시 찾으니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추억은 뒤로 하고, 단양읍 남한강이 보이는 곳에서 간만의 회포를 풀며 오키나와에서 온 술을 마시며 1박을 하시고, 죽령으로 고고씽~~

죽령에 있는 소백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 그 옛날 죽죽할아버지가 만든 죽령 옛길을 찾아보고는 산을 올랐다. 천문대까지 오르는 동안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짙은 안개가 산에 머물렀다. 더운 날씨, 그 안개에 천문대까지 걸어 올랐다면 산행이 아름답게만 기억되지는 않았겠지만, 여러 님들의 배려로, 진짜 고고씽하여 편하게 올라왔다.
그곳에서부터는 비로봉까지는 몇 km 안되는 길을 걸었다. 안개낀 숲은 마치 꿈속을 걷는 듯 했고, 사진 또한 몽환적인 느낌으로 나왔다. 완전 맘에 든다는!

숲의 정령들이 살고 있음직한 곳을 걸어 바깥으로 나오니 아고산대 소백산 자락이 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때부터는 안개도 걷혔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소백산 아래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소백산은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차도 커서(?!) 아고산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야생의 삼양목장(?)같은 느낌의 초지. 날씨에 따라, 그리고 산의 높이에 따라 다양한 숲과 경관과 들꽃을 보여주는 소백산. 누가 소백산을 밋밋한 산이라고 했을까? 초원을 덮은 여름 들꽃들은 지난 밤 비로 싱그러운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었고, 구름과 안개사이로 초원과 데크는 한폭의 그림이었다.


다음 번에는 겨울 소백산을 찾으리라. 요즘 생각하는 것은 산도 사람도 4계절을 모두 겪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리산 자락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기운과 경관과 분위기가 모두 다르고, 사람도 봄형 인간, 여름형 인간.. 때마다 다르듯이.. 어느 것을 제대로 알려거든 시시때때 오롯이 겪어보아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소백산에서 왜솜다리도 만났다. 낮은 곳을 주의깊게 바라보며 걷지 않았다면 못만났을 왜솜다리. 몸은 낮추면, 주변의 것들과 눈높이를 맞추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비로봉에서 천동계곡으로 내려와 봉화로 갔다. 청량산 자락 명호면 비나리마을. 동걸이네 옛집에서 달빛 샤워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고, 모기들과 나란히 잠도 자고.

다음 번에, 겨울에 가면 겨울 소백산, 겨울 태백산도 가고, 그 옛집에서 집주인(?)이 지펴 준 구들방에서 뜨끈뜨끈 잠도 자야지! 호홋.
그리고, 그 군불 아궁이에 맛있는 군고구마도 먹자꾸나. 냠냠.

덧글

  • 쥴리엣 2008/09/02 02:51 # 삭제 답글

    9월이네.
    새로운 9월을 맞이하려고 8월에 일을 저지르고 온갖 몸살을 다 했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다 제자리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네.
    뒤로 물러난 건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딱 한 달만 아름드리 나무가 있는 숲속 낮은 집에서 살고 싶다.
    잠이 안 와서 이 방 저 방 쑤시고 다니는 중.
    제 정신이 아니야.
  • 다시 쥴리엣 2008/09/02 03:08 # 삭제 답글

    너의 방을 도배하고 말겠어. ^__^

    울동네 두레생협 갔더니, 대표로 계시는 인상 좋은 분이 말씀하셨어.
    "이제는 지역사회를 위해 역할을 하셔야죠? 내년에 환경위원회를 만들테니 맡아주세요."
    속으로 뜨끔!
    작년에 사무실에 한번 불려간 적 있었는데, 서로가 할 일을 못 찾고 그냥 돌아왔었지.
    그런데, '지역사회?' 내 지역사회가 어디일까? 잠시 고민했어.
    나는 서울이 내 지역사회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내 지역사회는 어딜까?
    또, 내년에도 앞으로도 쭈욱 서울에서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 들때가 젤 마음이 허해.
  • 작은나무 2008/09/02 15:38 # 답글

    허억! 이시간까지 뭘 한게요?
    허억!
    줄리엣의 지역사회는 지.리.산?
    ㅋㅋ

    난 너무 졸리오..
    글 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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