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린 날 생각나는 ** by 작은나무

자고 일어나는데 창문이 시끄럽게 바람에 덜컹거렸고, 바깥을 내다보니 비가 간간이 내리고 있었다.

조금 있다 바람 아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렸고, 다시 나가보니 주인할머니께서 박국을 끓였다고 주셨다.
내가 심기는 했지만, 해먹을 줄 모르는 박은 서리가 내리는 계절에도
계속 줄기에 열매를 맺었고, 따서는 관상용으로 바라보다가, 할머니께 드렸더니 따뜻한 국으로 돌아왔다. 

냄비를 받고 보니 비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펑펑! 잠깐이었지만 첫눈스럽지않게 굵게 펑,펑 내렸다.

갑자기 인도가 생각났다. 2년도 더 전에 다녀온 나의 인도.

따뜻, 조금은 덥다 싶은 바라나시에서 친구와 헤어지고, 나는 홀로 다즐링으로 향했다.
해발 2천 정도, 매일매일이 안개 속을 헤매는 날씨..
숙소에서 뜨거운 물을 넣은 통을 부여잡고, 숙박비에 100루피(?)를 더 줘가며 전기 스토브까지 발밑에 두고 자도,
뼈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찬기운을 어쩌지는 못했다.

그곳에서 서른 생일을, 홀로 맞이했다.

그리고 나는 시킴으로 향했다.

오늘 아침, 창문을 두드리던 찬 공기와
눈발날리던 안개 속 지리산, 산내에서 갑자기 인도가 생각났더랬다.


안개속 다즐링(1)

안개속 다즐링(2)

시킴, 펠링의 케체팔리 호수



덧글

  • 2011/01/31 01:38 # 삭제 답글

    그때, 스물 아홉이었었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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