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줄이 울어야 by 작은나무

11월 중순 홍도를 다녀왔다.
그렇게 부르짖었더니, 남도의 섬에 갈 기회가 온 것이다.

홍도에 들어가는 배는 하루 두 번. 홍도에 들어가던 날, 죽는 줄 알았다.
원래, 배멀미를 하긴 하지만,
이 내가, 그렇게 심하게 배멀미로 인해 널부러지리라고는 생각치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멀미의 악몽은 잊고, 작고 아름다운 섬, 홍도에서
이틀 밤을 머물고 돌아 나오는 날.
파도가 높아져서 아침배는 뜨지만 점심배는 안뜬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막 불어대는 바람을 보고 놀랐더니,
철새연구센터 아저씨가,
'저건 바람 부는 거 아닌데, 바람이 진짜 불면 전깃줄이 울어요'라고 했다.

전깃줄이 운다? 어떻게?

좀 있다가 '''오...옹....워...웡...'''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소리로 전깃줄이 울었다.
그 소리에, 무서워서 먹지 않겠다던 멀미약을 먹고, 배에서는 잠을 잤다.

완전 두려운 배멀미였지만,
음, 왠지 모르게 다시 전깃줄이 우는 소리를 듣고 싶다. 
똑똑 모가지를 떨군 동백꽃이 슬픈 곳에 다시 가고 싶다. 
새에 미친 철새연구센터 아저씨들,
새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연구하는 것이라 했던
철새연구센터 아저씨들이 보고 싶다.


덧글

  • 작은나무 2009/12/12 21:12 # 답글

    수욜날 홍도 아자씨들한테 지리산 흑돼지 생고기를 3kg 보냈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ㅋㅋ
    맛있게 드시고, 목에 먼지 좀 없애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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