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수 있을까? 더 나은 세상 만들기

엊저녁 잠들기 전 뿌리깊은나무 책, 한국의 발견, 전라남도편을 펼쳐 보았다.
한국의 발견이 나온 게, 1983년이니까 내가 4살 때(헉!), 벌써 27년이 되었지만 지금 보아도 참 잘 만든 책이다.

좀 있다 놀러 갈(?!) 강진 편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는데 벼리를 보니, 전라남도 편에 지리산이 속해 있었다. 저자들은 왜 지리산을 전라남도편에 넣었는지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높이로 보면 경남의 산이지만, 산의 품을 보면 전남의 산... 뭐. 이런 식으로.

어쨌거나 그 시절 책 속에도 지리산케이블카 이야기가 있었다. 

사진 속 풍경은 많이 바뀌었지만, 한국의 발견에서, 뿌리깊은나무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지금도 유효하다.  


"1982년에 건설부에서 발표한 『국립공원 지리산관광지 종합개발계획』에 따르면 이 산은 1991년까지 560억원쯤의 돈을 들여 국제 규모의 관광지로 꾸며진다. 곧 1982년부터 1984년 까지에 이 산의 들목에 이르는 길들을 넓히고 포장하며 갖가지 시설이 들어설 터를 닦고 그 뒤에 일곱 해 동안에 걸쳐서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술집과 상업시설, 문화시설, 휴양시설, 공공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시설들은 여덟 군데에 들어서게 된다는데 구례군의 화엄사지구와 연곡사 지구, 천은사지구, 남원군의 뱀사골지구, 구룡폭포지구, 하동군의 쌍계사지구, 산청군의 대원사지구 그리고 법계사지구가 거기에 든다.
 

그리고 그 계획은 뱀사골의 들목 곧 남원군 산내면 부운리의 싸래골에서 반야봉까지와,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에 길이가 각각 8km와 6km인 케이블카를 놓는 일도 담고 있다. 거기에 케이블카가 놓으면 해발 1,732m와 1,507m인 반야봉과 노고단-노고단에는 이미 군사작전도로가 나 있어 자동차로도 거뜬히 달려 오를 수 있다-을 단숨에 오를 수가 있게 될터이나 아름다운 이 산의 경관을 영원히 해칠치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이도 많다. 그들은 또 지금까지 이 나라에 들어선 모든 시설이 그러기 쉬웠듯이 그 시설이 앞에 든 여덟 군데의 시설과 함께 주로 객지 사람들 좋은 일 시켜주고 지금까지 이 산이 지켜온 조용함을 깨뜨리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 불건전한 도시 대중문화의 충격의 안겨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그런 걱정은 이 산의 임자가 객지 사람일 수도 있으나 그 보다는 몇 천 년 동안에 걸쳐 이 곳에 문화의 뿌리를 박은 이곳의 토박이요 그 안에 살고 있는 새와 산짐승과 식물이기도 하다는 점이 잊히지 않고 개발될 때에 비로소 덜어질 터이고, 그렇게 참모습을 덜 잃고 개발된 이 산 곧 시설물들이 되도록 덜 되바라지고 덜 들쑥날쑥하게 들어앉아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을 하며 들어선 것을 미안해 한다는 듯이 조용한 몸짓을 하도록 개발된 이 산이야 말로 한반도의 남쪽 지붕으로서 제 몫을 다하게 될 것이다." 


- 한국의 발견 '전라남도 편 444p 가운데 - 


지난 해 5월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을 위한 캠페인때문에 천왕봉을 하루만에 오른 일이 있었다. 그 때 내려오면서 이런 식으로 지리산을 오르는 일은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짐하며 내려왔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올해 1월 19일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을 위해 천왕봉 산상시위 100일 맞이를 위해 또 다시 지리산을 하루만에 밟고 왔다. 흑.

국립공원은 지역경제 활성화 하기 위해 지정하거나 필요시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온 국민과 후손들을 위하여 국가가 자연을 보호하고 세계자연보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국립공원을 지정하는 것이 국립공원지정의 목적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국립공원 고산지대 생태계를 훼손하고 법정 보호동물(곰, 산양,삵 등)의 멸종을 초래할 케이블카 개발사업을 국가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것은 공원관리의 장으로서 직무유기이자 헌법과 자연공원법, 환경정책기본법 위반행위이다.... 라고 어느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덜 되바라지고 덜 들쑥날쑥하게 들어앉아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을 하며 들어선 것을 미안해 한다는 듯이 조용한 몸짓을 하도록 개발되는 일이 이 땅에서 가능하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어쩌면 또 다시 천왕봉에 그렇게 올라가야 하는 일이 또.. 생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노고단 / 화엄사입구 / 백무동.한신계곡 입구에서는 계속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을 위한 활동,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다.       


*** 캠페인 동참 문의 : 063-636-1945 / 지리산생명연대




*** 박정희 유신정권의 패악이 극에 달했던 1976년 '뿌리깊은나무'는 창간되었다. 뿌리깊은나무는 민족 문화를 민중의 눈으로 보고 민중의 삶으로 이해했다. 광주항쟁이 있던 1980년 8월, 뿌리깊은 나무는 폐간당했지만, 단행본과 잡지'샘이깊은물' 로 되살아나 명맥을 이어갔다. 뿌리깊은나무같은 출판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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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무네 2010/01/27 15:05 # 삭제 답글

    언제 어느곳에 있든 너만의 색깔로 재밌게도 일해내는 미쓰쪼~ 치열하고 답답한 과정 속에서도 일과 여유를 누릴 수 있다니..것도 부럽다~!! 지진해도 힘내라~!! 잘 되겠지..그 책은 나도 읽고싶다..이제서야 그런 책이 눈에들어온다..철이 늦게 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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