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처럼 둥글둥글 by 작은나무

요즘 화장실에 두고 한 편씩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 있다. 몇 해 전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의 '거꾸로 사는 재미'라는 수필모음책이다. 그 가운데, 오늘 읽은 구절이다.

... 마치 이 산골 개울 바닥에 굴러 있는 아무렇게나 생긴 돌멩이 같은 아이들! 산마다 두루두루 열리는 도토리 같은 아이들! 이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권정생 선생의 시 <감자떡> 생각이 난다.

점순네 할아버지도 
감자떡 먹고 늙으시고,
점순네 할머니도
감자떡 먹고 늙으시고.

대추나무 꽃이 피는
외딴집에
점득이도 점선이도
감자떡 먹고 자라고.

멍석 깔고 둘러앉아
모락모락 김나는 
감자떡 한 양푼
앞마당 가득히 구수한 냄새.

점순네 아버지도
감자처럼 마음 착하고,
점순네 어머니도
감자처럼 마음 순하고.

아이들 모두가
감자처럼 둥글둥글
예뻐요.

..... 이 세상 그 어느 나라 그 어느 땅보다도 사랑한다. 못난 산천이요, 못난 사람이기에 사랑하는 것이다. 감자같이 마음 착한 사람들, 감자같이 둥글둥글 수수하게 생긴 아이들 속에서 나도 감자나 먹으면서 감자 한 알처럼 살다가 저 산 언덕에 묻히고 싶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최악의 황사가 왔다는 오후 나절, 좀전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뭐하노?" "나, "(황사때메) 밖에 나가질 못하네, 엄마랑 나물 뜯으러 가야 하는데."
엄마 "왜?" 나, "같이 나물 뜯으며 좋잖아." 
엄마 "아빠가, 청춘이 고사리나 뜯고 잘한다.. 카더라" 나, "그게 왜? 이상해?"
엄마 "이상하지!' 나, "이상할 거 하나 없네, 좋잖아, 좋다 엄마!"
엄마 "좋나?" 나, "그럼 좋지!"


엄마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삶을 선택한 것은 엄마에게, 아빠에게 이렇게 사는 것을 배웠고 느꼈기 때문이다. 유전자 깊숙이부터 말이다. 그래서 속 깊은 곳에서 엄마 아빠는 나를, 내 삶을 잘 이해하고 믿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0^

여기, 지리산의 감자처럼 동글동글한 우리동네 아이들과 나같은 청춘으로부터 희망이 돋아난다고, 생각한다. 지금 5월의 몽글몽글한 숲의 새잎들처럼 말이다. 희망이 새록새록한 여기서 계속 행복해야지! 꺄아~~~



 

덧글

  • 부뚜막 2011/05/17 19:49 # 삭제 답글

    인월다방 미스조~
    해운대 커피 100잔 배달부탁해용 ㅋㅋㅋㅋ
    늘 자연과 가까이 있는 회은이가 왕 부럽넹~
    쳇~
    그래도 찾아올수 있는 공간이 있어 참 좋으네...
    회은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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