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빠지게, 머리에 쥐나게 by 작은나무

오랜만에 혼자여행을 준비하면서.

일단 첫째, 혼자가서 현장에서 버벅대며, 큰 짐 들고 저렴한 숙소 찾아 삼만리.
그런 게 이제는 싫으네. 늙은 거지.

둘째, 돈이 문제야.
이제껏 유럽은 출장으로 단 한번 가봤는데, 그 때도 넉넉치 않은 단체에서의 출장이라
- 물론 시민단체보다야 덜 가난 - 여러 면에서 아끼려고 노력했으나 그 출장을 내가 준비하지 않았고,
그래서 현장에서도 내가 예결산을 책임지고 잔돈 거슬러 가며 짱구 굴려가며 날마다 돈계산을 해야 한 건 아니어서
그런 넉넉치 못함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비쌌어. 무려 환율이 1500원대.(생각해보니 숙소에서 헤드렌턴끼고 돈계산했던 것도 같지만 뭐.)

셋째 넷째 다섯째, 뭐가 문제지? 별 문제 없네.
버벅대지 않게 준비하면 되고,
... 또, 그럼 돈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보자.

최근에 다녀온 곳이라고 해봐야 타이, 발리 정도이고,
일본이나 뉴질랜드는 여행 비용이 좀 들어도 둘이니까 아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그런데 혼자 그것도 유럽으로 가려니까 다 돈.
아끼려면, 그러러면 미리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곳이구나 유럽이란 곳은.

내 여행 스타일은 비행기만 예약하고 떠나거나, 혹은 처음 하루이틀 숙소 예약하고 떠나는 건데.
그런데 유럽을 혼자가려니 더 많은 비용들이 여기저기서.
싱글룸이나 더블룸이나 가격차이도 별로 안나고.
그래 도미토리랑 민박을 이용하자. 이제 믹스돔은 못자겠다. 여성전용으로.
호스텔도 알아보고,
지역스럽고 괜찮은 숙소를 찾아 보려고 airbnb를 얼마나 눈아프게 뒤졌나 몰라.
그 결과 13박 가운데 9박을 이미 예약했다니 참 신기. 4박은 여행의 우연성과 갑작성을 위해 남겨두겠!!!!

또 하나의 비용.
남편이 strongly recommend 한 유럽에서의 렌터카 여행. 얼마나 눈이 빠져라 하며 저렴한 렌터카 비용을 비교검색해보고 있는지.
운전하다 사고날까 부담스러워서 super cover라고 완전면책 보험을 들려니까
비용이 하루 6만원. 혼자 다니면서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렌터카냐 싶다가도,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려보고 싶기도 하고,
맘에 드는 시골길에 차를 멈추고 독일가문비 나무 아래 앉아 하릴없이 멍때리고 싶어욧!

그래 그럼 정말 렌터카 여행 해보자, 그럼 다른 곳에서 비용을 아껴볼까 라면서 계속 폭풍검색,

대중교통 이동은.... 기차삯이 참 비싸구나 하는데, 다행히 누가 독일 시외버스를 소개해놨네.

와우! 시외버스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그가 6유로. 일찍 예매할수록 이런식으로 저렴한 자리가 많고, 싼 좌석 다 팔면 가격이 오르고 오르고.

그래 이 버스 예매하면 기차비가 얼마가 굳는거야?!
어머, 하이델베르그에서 프라이부르크는 기차가 거의 50유로. 버스는 11유로. 네 배가 넘는 가격차이.

여기서 아낀 돈을 렌터카에 쓰면 되지!
그러면서 버스 앱 깔고, 웹사이트 들어가서 예매하며 좌충우돌.
하이델베르그 행은 예약 제대로 완료.
근데 프라이부르크 행은 결제도 다 되고 예약도 다 되었다고 하더니 예약 컨펌 메일은 안 와 있고,
난 설상가상으로 예약번호도 메모해놓지 않았네.
또, 막 고객센터 찾아서 구구절절 메일보내고.
안 쓰던 영어 쓰고, 구글번역기에 독일어 넣어 막 돌리고. 머리에도 쥐가 난다.

이런 나름 완벽한 준비? 이건 내 스타일 아니야! 라고 말하려다 보니,
이것저것 찾아보며 예약하는 게 약간 힘들어도 재미있다.

생각해보니, 언제부턴나 난 늘 뭐할까 하면서 거칠게나마 스케쥴 짜는 걸 좋아하긴 했어.
언제부터가 언제인진 모르겠지만 무계획보단 약간은 정해진 게 편하기도 했고.

그래요, 그래요,
여행하면서 다른 airbnb 답사간다 생각하고,
유럽 도로연수간다 생각하고,
영어공부 독일어 공부한다 생각하고.

그렇게 비용 아끼며 출장 준비를
제가 좀 더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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