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중, 일상 여행 중 by 작은나무

1. 시차 적응 중
한국이랑 독일이랑 일곱 시간의 시차가 난다.
그래서 인천에서 정오에 비행기를 타고 열 한 시간을 이동했음에도, 독일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다섯시!
일곱시간 번 기분 + 바깥까지 환했다. 물론 이 환함은 저녁 9:30까지 갔지만.

그런데, 이게 시차 적응이 잘 안되는거야.
첫날은 새벽 네 시에 일어나고는 말똥말똥, 어제는 오후 네시쯤 들어와서 낮잠자고, 밤에 또 자고,
그래도 오늘은 다섯 시에 일어났네. 오늘은 낮잠을 좀 참으면 조금 더 적응이 될까?
적응되겠지 곧. 그리고 적응되면 한국가겠지. 라는 생각이.



2. 일상 여행 중
이번 여행에서 미리 예약해 둔 숙소 네 곳 가운데 세 곳이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는데, 일단 첫 숙소는 아주 마음에 든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약 700미터 쯤 떨어져 있는 7층짜리 빌라의 6층 공간에서 방 하나.
6층이고 강 주변이지만 마인강은 잘 보이지 않고, 창문을 열어두면 도로의 차소리도 들리긴 하지만.

"방문에 자물쇠를 걸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권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쓴 말.


집 주인이 있고, 슬픈 눈을 가진 카즈말 이라는 시츄가 있는 빌라 6층.
그곳에 책상과 침대, 옷장, 오렌지빛 조명이 있는,
방문을 걸어잠글 수 있는 아늑한 방을 가졌다는 건,
내 방이 오롯이 여행지로 옮겨진 느낌이다.

거기다, 아이패드에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시 듣기 하고,
이 지역에서 핸드드립 카페를 찾아 커피를 갈아와서 아침에 마신다는 것,
일상과 여행은 물론 다르지만, 여행 중에 나만의 공간 속에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교집합을 느낀다는 것이 참 고맙다.
이것이 바로 생활여행자, 여행생활자. ^____^


3. 하나 더
공항에서 데이터 이용 가능한 에그를 대여하지 못하고, 여행을 왔다.
여행지에서 선불 심카드를 이용하는 것, 아직까지 해본 적은 없었다.
물어물어 중앙역에서 핸드폰 가게를 찾아, 한달동안 1기가를 쓸 수 있는 선불 심카드를 아이폰에 집어 넣으니,
독일 전화번호를 부여받았다!!!!! 뭔가 신기한 기분. 이제 나 독일 전화번호 있는 녀자.
게다가 한국에서 에그를 2주 빌렸으면 데이터 이용료가 10만원이 넘었을 텐데, 선불 카드는 20유로. 돈 벌었다!

새삼 2007년 인도 네팔 여행을 생각하고 비교해보니
구글에 스마트폰에 모든 걸 의지하고 있는 나. 편리하지만 두렵다.
스마트폰과 데이터 이용 없이는 내 생각도 멈추는 것이 아닐까. 해서.
내 자유의지만으로의 여행은 구글신이 사라져야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독일에서 구매한 선불 데이터는 프랑스에선 쓸 수 없다고 하는데, 알자스로 넘어가서는
숙소 무선인터넷에 의지하고, 낮 시간에는 구글 신과 멀어져 보자 라고 다짐 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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