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책 '우리는 시골 농부를 스타로 만든다' 가운데 by 작은나무

나는 농촌마을을 다니면서 생산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거기서 그들의 풍요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는 비대해진 소비사회가 잃어버린 가치가 존재하고 있었다. 태풍이나 일조량에 일비일희하면서도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에 맞서 싸우고 몸을 움직여 식량을 키우는 농부들.
그곳에는 화폐로 누군가가 만든 소비재를 구입하는 생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압도적 리얼리티가 존재한다.

농부들은 항상 하늘에 무엇인가를 빈다.
농부는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생산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자연에 기대야 하므로 하늘에 비는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대부분은 가구라(신에게 제사지낼 때 연주하는 무악)같은 향토문화의 담당자이기도 하다.
P.37-38

... 고기쿠 호박은 일반 호박보다 크기가 작고 대량생산이 되지 않아 그 수요가 급격히 저하되어,
현재까지 재배를 계속하는 생산자도 단 2명 밖에 남지 않아 멸종 직전까지 이르렀다.
하세가와 씨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한테 "아직 전통채소같은 걸 하고 있어? 그런 돈도 안되는 것을?" 같은
비난 속에서도 씨를 뿌려 7년 가까이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판매량도 없어 매년 경작면적이 줄어드는 형편이었다.

..... 하세가와 씨는 고기쿠 호박 재배를 그만 둘 생각이 없다. 그런데 이런 전통채소를 계속 재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채소에서 씨를 남기고 지켜가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교류회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하세가와 씨가 "전통채소는 씨를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해요. 씨를 돌려주면 참 고마울텐데......"
하는 말을 무심코 했는데 그 말을 놓치지 않고 새겨들은 독자가 있었다.

..... 그 후 45명의 독자가 씨를 버리지 않고 깨끗이 씻은 다음 건조시켜 한 독자의 집에 그 씨를 보냈다.
모아진 씨는 ..... 하세가와 씨에게 전달되었다.
.... 이 호박씨는 하세가와 씨의 고향인 후쿠시마 현립 아이즈 농림고등학교 농업원예과 학생들에게 맡겨져 새롭게 재배되었다.
그리고 가을에는 수확된 고기쿠 호박에게 다시 씨를 받아 각지로 확산되었다.

..... 이 이야가는 곧 화제가 되어 신문에도 실렸는데, 그 결과 아이즈에서 3명, 구마모토에서 2명의 농부가
고기쿠 호박을 기르고 싶다는 신청을 해와 재배가 시작되었다. .... 하세가와 씨도.... 경작면적이 3배로 늘어났다.
또한 고기쿠 호박을 키우고 싶다는 사람의 수도 계속 늘고 있다.
P. 123-125

<다베루 통신>의 도전, 우리는 시골 농부를 스타로 만든다 / 다카하시 히로유키 / 마루비 출판사

**** 제목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어떻게 보면 우리의 꾸러미들도 비슷한 일들을 하고 있으나,
책을 읽다 가장 마음에 든 부분 두 곳이다.

압도적 리얼리티가 존재하는 시골,
토종씨앗을 남겨 씻어 말려 다시 농부에게 전달하는 소비자.

동아리 선배에게 받아와서 겨우내 집에서 말라 비틀어져 가다가 어제야 속을 따서 씨를 발라낸 호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씨는 지금 잔반통에.
지리산 집이었다면 두엄더미에 버려져 새싹을 피워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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